지역에 흘러들어온 AI

바야흐로 AI라는 단어 없이는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을 것 같은 시대가 왔다. 그런데 농산어촌이나 지방 소도시까지 AI를 들여와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이런 질문 앞에서 회의적이 되기 쉽다. 사람도 부족한데, 예산도 빠듯한데, AI까지?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생산성이나 창의성 같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도시에는 사람도 많고 돈도 있다. 지역은? 늘 부족하다. 그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 지역만의 이야기를 제대로 꺼낼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지역에서 뭔가를 계속 만든다는 것

지역을 유지한다는 건 생각보다 고된 일이다.

관광지 하나 알리려 해도 홍보 영상 하나 제대로 만들기 어렵다. 지역 축제 포스터 하나도 외주 맡기면 몇백만 원이다. 작은 박물관이나 문화재 해설 자료 만들려면 전문가 섭외부터가 난관이다. 그렇다고 퀄리티를 포기하자니, 도시에서 만든 세련된 콘텐츠와 비교되면서 ‘역시 지역은…’이라는 말만 듣게 된다.

악순환이다. 사람이 없으니 일을 못 하고, 일을 못 하니 결과물이 안 나오고, 결과물이 없으니 사람들이 더 떠난다. 지역에 있는 기업이나 스튜디오도 마찬가지다. 생산성이 떨어지니 안정된 형태로만 일을 하려고 하고, 결과물의 품질은 제자리걸음이다. 새로운 시도는 리스크고, 리스크는 곧 손해니까.

그런데 가만 보면, 지역에는 이야기가 넘친다. 몇백 년 된 건물, 할머니들이 하시던 민속놀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특산물, 산속 오래된 절. 도시에는 없는 것들이다. 문제는 이걸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였다.

이미 시작된 변화

실제로 AI를 활용해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도는 이미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3년 공개한 ‘반 고흐가 한국을 방문했다면(What If Vincent Van Gogh Visited Korea)‘ 영상이 대표적이다.

반 고흐의 화풍으로 서울 한강 야경을 그렸다. 마티스 스타일로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담았다.
모네, 뭉크, 클림트. 세계적인 화가 11명의 화풍으로 한국 관광지를 재해석했다. 조선 화가 정선,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의 스타일도 포함됐다.

제작 기간은 6개월. AI에게 1,100장이 넘는 그림을 각 작품당 8만 회 이상 학습시켰다. 결과는? 공개 한 달 만에 2억 뷰.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이 영상은 수십억짜리 제작비나 해외 유명 스튜디오 없이 만들어졌다. AI가 했다. 물론 어떤 화가를 선택할지, 어떤 장소를 담을지, 어떻게 보여줄지는 사람이 정했다. 하지만 실제 작업은 AI가 도왔다.

지역에서도 가능한 이유

이 사례가 시사하는 건 명확하다.

과거에는 “우리 지역 문화유산 홍보 영상 하나 만들자”고 하면, 예산 확보부터 시작해서 업체 선정, 촬영, 편집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그것도 예산이 있을 때 이야기다.

이제는 다르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도해볼 수 있다. 우리 마을 전통시장을 고흐 화풍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지역 민속놀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보면? 옛날 사진을 AI로 복원하고 색을 입히면?

AI가 모든 걸 해주진 않는다. 결국 우리 지역에 뭐가 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사람이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는 과정이 훨씬 빨라지고 쉬워졌다.

툴이 아니라 관점

AI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우리 지역을 다시 보는 것이다.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것들, 오래됐다고 치워뒀던 것들,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이야기들. 이제 그걸 다시 꺼내볼 때다. AI는 그냥 그걸 멋지게 포장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AI를 지역에 퍼뜨려야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답은 이렇다. 퍼뜨리는 게 목적이 아니다. 지역이 가진 걸 제대로 보여주는 게 목적이고, AI는 그걸 도와줄 수 있는 도구다.

그렇다면 이제 할 일은 명확하다. 이걸 시도하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들이 실제로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것. 더 이상 침체되지 않고, ‘구식’이라는 말조차 멋지게 받아쓸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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